개발자로서의 시작(1)
올해로 45살, 내 나이다. 거울을 보면 늙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. 머리숱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에 서글프다.
나는 국민학교 졸업자다. 한 살 아래 내동생은 초등학교 졸업생이다. 4학년때 학교 컴퓨터실이라는 곳에서
8bit 컴퓨터를 처음 접하였고, 엄마에게 더 이상 태권도장에는 가지 않을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컴퓨터 학원을 보내달라고 떼를 썼다.
그렇게 시작된 지금의 인생이었다. 컴퓨터학원에서 수업이 끝나고 게임을 하던 형들을 보며 학교보다 학원 가는 시간이 더 기다려졌고, 설날 새뱃돈을 받으면 SKC 스티커가 붙어있던 5.2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사거나 마이컴을 샀다. 6학년이던가 중 1때부터는 3.5 인치로 바뀌었다. 참고로 마이컴은 월간 컴퓨터잡지다.
진짜 지겹게 모았다. 모으면 정성스레 스티커에 게임명을 적고 잘 붙이고,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막 뿌듯했다. ㅎㅎ
컴퓨터 학원에서는 GW-BASIC으로 교육을 받았다가 책 한권 끝낸뒤 더 이상 할 수 있는게 없을 쯤 FORTRAN을 배우기
시작했다.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작성 규칙이 첫 라인은 공백으로 두고 두 번째 줄부터 작성했던가 그랬을 것이다.
5.25인치 플로피 디스크 두 장을 번갈아 끼우면서 컴파일 했던것도 기억난다.
아직 그 책을 가지고 있다. 집에 컴퓨터 서적을 꽤 사고 팔고 버리고 했으나 이 두 권은 차마 버리지 못했다. 어린 시절 추억이
아직 남아있다.
포트란 책을 다 본것은아니고 학원 선생님이 바뀌면서 C 를 시작했던것으로 기억난다.
선생님께서 보시던 한라이브러리 3.1 책이 아직도 기억난다. 아.. 기억력이 꽤 좋은듯..
원래 쓸데없는게 잘 기억나는것이니 뭐.. 아무튼 C를 몇개월정도 했던가?? 그때는 잘 못했다.
변수에 값을 대입하고 그것으로 어떤 계산을 하고 출력하고... 이 메커니즘이 이해가 안됐던걸로 기억한다. GW-BASIC을 마스터 했었다면 C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겠지만 컴퓨터학원은 게임하러 가는 곳이지 공부하러 가는곳이 아니었으니...
아무튼 language로써의 첫 만남은 그렇게 이루어졌다. 그리고 오래가지않아 학업을 이유로 잠시 잊혀졌다.
중학교,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전자.컴퓨터 공학부로 입학한뒤 다시 개발의 세계에 입성하게 되었다.
대학에서 C를 제대로 가르쳐주지는 않았지만, 잘 이해안되던 C 언어가 대학생이되서 책을 다시보니 다 이해가 되더라. 머리가 조금 굵어진건가...
2,3학년때는 실습 리포트라던가 전자기학 계산 리포트 같은 것들은 다 코딩해서 그래프 그리고(볼랜드 C++을 썼다. 학생용은 공짜였다.) 뭐 그런식으로 점수 땄다. 코딩 리포트 같은거 있으면 코드랑 선배들 족보랑 바꿔 먹기도하고...
졸업 작품 만들때는 뭐 땜질하는게 제일 힘들었지 돌아가는 코드 짜는거는 쉬웠다.
그리고. 졸업하고 취직을 하였다.